피살된 엄영선 씨, 'MK 사역' 꿈꾼 자원봉사자
예멘에서 피살된 엄영선 씨(34)가 선교사 자녀를 교육하는 'MK(Missionary Kids) 사역'을 꿈꾼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알려졌다.
엄 씨는 2005년 2월 13일 자신의 블로그에 "모든 훈련을 마치면 터키로 가서 MK 사역을 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사망 소식 후 애도의 물결이 일던 엄 씨의 블로그는 현재 접근이 제한된 상태다. <동아일보>는 수원형제침례교회(목사 장성우)가 지난해 10월 '엄영선 자매가 10월 10일 Y국에 MK 사역을 위해 파송된다'라는 공지와 함께 예배를 했다고 보도했다.
엄 씨는 자원봉사자 신분, 정식 선교사 아냐
수원형제침례교회는 엄 씨가 출석 교인이었지만 교회가 정식으로 파송한 선교사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교회에서 엄 씨와 친분이 있던 신 모 씨는 "엄 씨는 월드와이드서비스의 제안을 받아 의료 봉사자들의 자녀를 교육하는 자원봉사자로 떠난 것이다. 파송 예배는 엄 씨가 몸담고 있던 청년부 예배에서 자체적으로 한 것일 뿐이다"고 말했다.
수원형제침례교회 측은 엄 씨 피살 사건과 엄 씨의 예멘 체류 배경 등을 비중 있게 다루고 있는 언론 보도에 조심하는 분위기다. 교회 관계자는 "피살된 엄영선 씨, 선교 훈련받고 'MK사역' 갔다"는 <동아일보>·<조선일보> 등의 헤드라인에 이의를 제기하고 정정보도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교회 측은 엄 씨의 장례를 마친 후, 더 자세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동아일보>·<한겨레> 등은 엄 씨가 대전침례신학교 기독교학과를 졸업하고, 영국에 있는 국제선교회(WEC·Worldwide Evangelization for Christ)의 선교훈련대학에서 선교사 수련을 받았다고 보도하며 WEC와의 관련 가능성도 내비쳤다. WEC 관계자는 엄 씨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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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 씨는 2005년 2월 13일 자신의 블로그에 남긴 기도 편지에서 "모든 훈련을 마치면 터키로 가서 MK 사역을 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엄 씨의 블로그는 현재 접근이 제한된 상태다. (엄영선 씨 블로그 http://blog.naver.com/blue751214 갈무리) |
양국주 대표, "언론 들추어내기 식 보도" 비판
엄 씨가 기독교인임이 알려지자 기독교 내부에서는 다양한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열방을섬기는사람들 양국주 대표는 CBS에 기고한 글에서 2004년 피살된 김선일 씨를 회고하며 언론이 '들추어내기' 식으로 보도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선교사로 떠나기 전 어떤 경우라도 선교사 신분을 드러내지 않기로 서약을 하는 것처럼 우리 사회도 이러한 양식을 마땅히 지켜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녀가 선교사 자녀들을 돌보기 위해 바친 아름다운 삶이 하늘 아버지께 올려지는 향기로운 제물이었으면 한다"고 애도했다.
양 대표는 "선교는 그들의 공동체적 삶과 함께하는 주님의 인카네이션(incarnation·성육신)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며 "선교 제한 지역 내에서 시행하는 이벤트성 선교는 반드시 없어져야 한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방학을 앞두고 단기 선교를 준비하던 선교 단체들은 경각심을 높이는 분위기다. 한국오픈도어선교회 김성태 대표는 <뉴스미션>과의 인터뷰에서 "테러 위험이 있는 지역에는 단기 선교팀을 파송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라고 밝혔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이영철 총무는 CBS와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는 개인적인 차원에서 위기 관리를 했다면, 앞으로는 교회 시스템적인 차원에서 개인의 안전 문제가 다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KWMA는 다음 달 2일과 3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에서 단기 선교팀을 위한 위기 관리 요령을 설명하는 교육 행사를 개최한다.
예멘 현지 봉사 단체들은 언론과의 접촉을 꺼리며 조심스럽게 추이를 지켜보는 분위기다. 한 의료 단체에서 파견돼 예멘에 체류 중인 한 자원봉사자는 "정부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아프간 사태 당시와 같이 현지에서 활동하는 단체들이 전원 철수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엄 씨의 시신은 이르면 6월 19일 한국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수원형제침례교회 측은 시신이 도착하면 기독교식으로 장례를 치를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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